2019~2010 2013년 7월 17일 내가 신학원에 다니는 이유 고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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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기정의어머니 꾸리아 회계를 역임하시고 선교분과장으로 김건태 루카 신부님의 숙원 사업이었던 우리 가족 찾기 운동을 주관 하셨던 한기범 베르나르도 형제님의 수원 가톨릭대학 하상 신학원에 재학 중이던 시절의 고백입니다.
내가 신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신학원에 입학 한지 엊그제 같은데 방학을 즐기고 있으니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
오래전 서울 교리 신학원 신학통신교육과를 수료하고 퇴직하면 신학원에 입학하겠다 던 꿈이이루어졌다. 이젠 하나 둘 내려놓아야 할 나이에 또 다른 욕심을 부린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이것도 하느님의 뜻이려니 생각하고 열심히 배워야겠다고 다짐을 했다.
그런데 '중용'을 쓰고, 나의‘성격 유형'을 분석하는 것이, 젊은 날에 뜻도 모르면서 되뇌이던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는 데카르트의 철학이 지금의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투덜대며 짜증을 부렸지만, 차츰 신학을 공부하는데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교수 신부님들의 열정으로 하느님을 알아가는 기쁨에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다.
학기말 시험을 준비하느라 밤늦도록 공부하던 어느 날, 또 다시‘이출전설, 사출전설,‘세계교회사'를 안다는 것이 뭐 그리 중요할까? 신학원이 아니어도 신학 공부를 할 수 있는 미디어 매체가 많은데, 꼭 신학원에 들어와 공부해서 선교사/교리 교사 자격증을 받는 것이 앞으로 남은 나의 삶과 구체적으로 무슨 연관이 있고, 무엇을 위해 이처럼 집착하고 있는 걸까? 하느님을 더 많이 알고 싶어 시작한 공부가 시험을 위한 시험 공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좀 씁쓸했다.
벌써 나의 한계에 봉착한 것일까, 유혹인가, 아니면 내가 어느새 교만해진 걸까? 이런 생각들이 시험 기간 내내 나를 괴롭혔는데, 한 학기를 마감하는 종강 미사 때 짧은 묵상을 통해 정리할 수 있었다.
이 소중한 시간에 내가 공부하는 것이 시험을 위한 시험 공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 그 목적이 선교사/교리 교사 자격증이 되어서도 안 된다는 것,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모든 공부를 내 삶 속에서 생명의 말씀으로 살아내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 그래서 신학원에 들어오기 이전과 이후의 내 삶이 구체적으로 새롭게 변화되지 않는다면, 선교사/교리 교사 자격증을 받는다 한들 그것은 하느님의 뜻도 아니고, 하느님을 온전히 전할 수도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학을 공부하는 것이 단순히 나를 드러내기 위해서 가 아니라 내가 신학 공부를 함으로써 하느님의 이름을 더 잘 드러낼 수 있고, 하느님께 더 큰 영광을 드릴 수 있다면, 이것이 바로 내가 공부해야 할 이유이고 목적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 더 겸손한 마음으로 공부해야겠다.
하상신학원 22기 한기범(베르나르도)